근래 보기 드문 넷플릭스의 걸작 전쟁영화. 예전 라이언일병 구하기의 깊은 감동이 다시금 수십 년 만에 되살아 난다. 전쟁의 희생자는 다름 아닌 일반 청년이라는 것을 여실히 느끼게 해 주며, 하나하나의 장면이 매우 인상 깊다. 1917보다 진보된 전쟁영화라고 생각한다. 시놉시스와 평가 그리고 필자의 생각을 써보고자 한다.
들어가며
1차 세계대전말미의 독일군의 시점으로 바라보는 전쟁영화. 제작과 배우 모두 독일사람이며, 독일영화로서 수많은 영화제에서 수상하였고, 2023년 영국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작품상, 외국어영화상, 감독상, 각색상, 음악상, 촬영상, 음향상등 7관왕을 차지했다. 넷플릭스오리지널 영화이며, 비영어권 영화로서 최상의 평가와 흥행을 이끌어낸 작품이다. 짧지 않은 러닝타임동안 전쟁의 참혹함과 정치에 의한 젊은이들의 희생을 너무나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결국 정치적인 선택으로 수많은 젊은 청년들이 전쟁의 소용돌이에 들어가는 과정이 섬뜩하기도 하다. 전투씬도 훌륭히 묘사되고 있고, 병사간의 전투등 개개인의 보이는 상황을 적나라하게 그려낸다.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대입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유사한 부분이 많이 있기 때문에 더욱 몰입할 수가 있다. R등급을 받을 만큼 참혹함을 잘 묘사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이다. 최근 몇 년간 전쟁영화의 가뭄이 있었는데 작품성도 매우 뛰어난 영화를 접하게 되어 좋았다.
평가
수많은 수상기록을 보면 알겠지만, 그만큼 평단과 관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단순히 액션만 고집하는 일부 관객을 제외하고는 거의 만점에 가까운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특히 비영어영화이지만 북미에서도 많은 상을 수상하였고, 아카데미 에서의 수상을 점치기도 한다. 영국아카데미에서 이미 7관왕을 차지하였고, 22년 개봉이후 아직까지 수상은 진행형이다. 평론가들은 역시나 영화가 가지고 있는 정치색을 지적하는데 청년들을 전쟁에 내모는 정치인들의 모습에서 혐오감을 느낀다고 한다. 최근 십여 년의 전쟁영화들 가운데 최고로 꼽는 이가 많이 있다. 오는 3월 12일에 열리는 95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무려 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가 되었고, 몇 개의 상을 거머쥘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최근 개봉했던 1917과 비교되곤 하는데 영국의 시선과 독일의 시선이 재미있고, 서로 최고의 작품성으로 각각 아카데미에 다부문 노미네이트가 되었기에 서부전선이상 없다의 수상에 더욱 기대가 되고 있다.
생각
전쟁이라는 소재는 항상 모아니면 도인듯하다. 잘 만들면 최고의 호평을 쏟아내지만 그러지 못하면 최악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다. 이 작품은 그런 부분에서 상당히 똑똑하게 만들어졌는데, 전쟁영화에서 있을법한 부분들을 과감하게 제외시킨 부분이 재미있다. 예를 들면 전쟁씬은 상당히 과격하고 폭발적이지만 생각보다는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팔다리가 떨어져 나가는 시청각위주의 전투씬들이 기존의 트렌드였다면 이영화는 과감히 그런 것을 타파해 나간다. 처절하지만 잔인하지 않은 희한하게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시간의 텀을 과감히 넘어버리는데 전혀 이상하지 않고 물 흐르듯 이어가는 부분도 인상적이고, 신기하게도 주인공의 친구들이 죽어나가지만 신파로 가지 않고 과감히 처냄으로써 주제를 흩트리지 않는 영리함을 보여준다. 제대로 반전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으로 생각이 들고, 신파극으로 치달음으로써 감정의 소모를 지나치게 하지 않게 하여 좀 더 반전의 의미를 받을 수 있도록 한듯하다. 마지막까지 차가운 시선과 화면색감을 유지함으로써 전장의 차가움을 아주 제대로 보여주었고, 이는 이전 전쟁영화와는 조금은 다르게 느끼는 한 가지 이유이기도 하다. 전쟁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영화는 정말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게끔 해주었고, 전혀 지루함 없이 볼 수 있었다. 오랜만에 넷플릭스에서 스스로에게 구독을 칭찬할 수 있었던 멋진 작품이었다. 아울러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다수의 수상을 하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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